경북 영덕주민들이 혈서를 쓰고 삭발을 하며 핵발전소 건설 저지를 다짐했다.

2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신라약국 앞에서 진행된 ‘주민투표 성공을 위한 4만 군민 결의대회’에서 투표추진위원회는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를 통해 30년간 지속된 주민갈등과 핵발전소 건설 논란을 종식하겠다고 밝혔다.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오는 11월 11일 핵발전소 유치찬반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영덕핵발전소 반대범국민연대’와 ‘영덕핵발전소 주민투표추진위원회’는 투쟁결의문을 통해 “핵발전소가 영덕에 들어오면 산과 바다와 들은 방사능에 오염되고 우리 아이들은 암과 온갖 질병으로 고통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청정 영덕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다”며 “주민투표를 반드시 성사시켜 영덕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단체는 산자부에 대해해서도 영덕군민의 주민투표결과에 승복할 것을 요구하면서 주민분열을 조장하는 해외연수, 물품 공세 등의 선심성 회유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수원은 핵발전소에 대한 반대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지난 6월에 이어 추석이전에 쌀을 각 마을마다 이장을 통해 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이 '저소득층 지원대책'을 명분으로 영덕 주민에게 20kg짜리 쌀 6천여 포를 배부했다는 것이다. 반대 단체들은 약 2억7천여만 원에 달하는 돈이 쓰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11월 11일 주민투표 성공을 위한 4만 군민 결의대회는 주최 영덕 천지핵발전소 반대군민연대, 영덕핵발전소유치찬반 주민투표 추진위원회가 주최했고 녹색당,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의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함께 했다.

고기봉 영덕천지핵발전소 건설반대 범국민연대 공동대표는 “핵발전소 건설은 영덕군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영덕의 운명은 영덕군민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수원은 주민투표를 통해 나타난 군민의 의사를 존경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민주주의의 사회임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덕군청 앞에서 19일 동안 단식농성 중인 이강석 영덕군의장은 “지도자가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데 주민이 나와서 외치고 있다”며 “선거때는 표를 달라며 주민의 아픈 가슴을 어루 만지겠다던 의원들은 이 자리에 보이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또한, “한수원은 15조가까이 영덕에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 금액의 1/100도 되지 않는다”며 “신규원전 유치 동의서를 의결할 당시 전체 군민의 동의를 얻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황재철 경북도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행복한 대한민국, 안전한 나라를 위해서 비정상화를 정상화를 하겠다고 했지만 적폐를 거듭하고 있다”며 “원자력은 국가사업인 만큼 지금이라도 주민투표 법률 개정을 통해서 영덕주민의 의사를 물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 월성 원전 지역에 거주하는 황분희씨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왔다. 한수원이나 정부나 모두 주민을 속이고 있다”고 성토했자. 그는 “한수원은 핵발전소가 건설되면 그 지역이 잘 산다고 하지만 우리는 30년 동안 물과 토질이 방사능에 오염된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우리는 30년 전에 속아서 핵발전소를 받아들여 기회가 없지만 영덕은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지도부 3인은 삭발을 하며 핵발전소를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핵발전소 반대”라는 혈서를 쓰면서 찬반주민투표를 성사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영덕군청과 강석호 국회의원 지역사무소에 투쟁결의문을 전달하며 가두 행진을 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